국가·도 지정 문화유산 336개
소방시설 설치, 절반도 안 돼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남지역 목조 문화재에 대한 소방시설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깊은 산속에 자리한 사찰들의 경우 소방시설은 물론 수도 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갈수기에는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전남도의회는 행정사무감사 결과 전남도의 목조문화유산 336개 가운데 소방설비가 설치된 곳은 16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도 지정 목조문화재 249개 가운데 33%인 83개만이 소방설비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지정 목조문화유산은 87곳 중 88%인 77곳에 소방시설이 설치됐다.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물의 특성상 소방설비 설치율이 크게 낮은데다 그나마 설치된 소방설비도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
보물 11개와 전남도 지정문화재 5개 등이 있는 여수 흥국사는 소화전이 설치됐지만 계곡물을 사용해 수년째 수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갈수기에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60t 규모의 물탱크로는 30분도 버티지 못해서다. 350여m 떨어진 마을에서 수도 시설을 끌어와 화재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예산 부족과 원인자 부담을 내세우며 수도시설 설치를 미루고 있다. 전남지역 주요 사찰 등 국가유산을 보유한 목조 문화재 대부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목조문화재 대부분이 오래전 건립돼 소방시설과 화재 예방 대책이 부실해 수백년을 지켜온 문화재가 한 줌 재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수 류지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