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사상 첫 연임 도전
獨 머크사·코리아휠·SK온 유치산단·우주산업 클러스터도 조성
미래 먹거리 구축… 일자리 창출
28년 만에 수소트램 착공 ‘뚝심’
‘0시 축제’ 작년 200만명 다녀가
도시브랜드 평판지수 1위 성과
청년인구 28%… 서울 이어 2위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해 5월 대전 둔곡지구에서 열린 머크사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내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공정 원부자재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투자 유치로 대전의 미래 먹거리를 구축했다. 대전시 제공 |
1년 반도 안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성과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릴 시점이다. 연임이 한번도 허용되지 않은 대전시장에게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장우 대전시장의 눈에 띄는 사업과 정책은 연거푸 있다. 크고 작은 것까지 다양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우선 대전의 미래 먹거리를 구축한 점이다. 지난해 5월 유성 둔곡지구에서 독일 글로벌 기업 머크사의 기공식이 열렸다. 내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공정 원부자재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1668년 설립돼 헬스케어, 생명과학 등 혁신을 주도한 기업으로 아시아태평양 투자로는 이번이 최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는 같은 달 코리아휠과 서구 평촌산업단지로 본사와 공장이 이전하는 1170여억원 상당의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리아휠은 국내 대표 자동차용 스틸휠 생산 전문업체로 2023년 11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머크와 코리아휠 유치로 생기는 신규 고용은 4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는 SK온을 유치했다. 세계적 전기차 배터리 업체다. 올해까지 4700억원을 들여 유성구 원촌동 연구원을 확장하고 품질관리센터를 신설한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새 일자리가 400개다.
김종관 대전시 주무관은 13일 “이 시장 취임 후 2년 6개월 만에 2조 4282억원(85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전임 시장 4년간 유치액 1조 2867억원을 크게 추월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업이 둥지를 틀 산업단지 조성에도 힘썼다. 유성 교촌동 일대를 나노·반도체 기업 등이 들어설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받은 게 대표적이다. 528만 9256㎡(약 160만평) 규모의 아예 신도시로 만들어진다.
시민들은 이 시장의 최대 성과로 국가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꼽는다. 경남(위성 특화지구), 전남(발사체 특화지구)과 함께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가 된 것이다. 연구원이 몰린 대덕특구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했다. 시는 2028년까지 우주기술혁신 인재양성센터를 만들고 현장형 우주 인력을 대거 양성한다.
경기 과천에 있는 방위사업청도 이전시켰다. 이 또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인재 풀이 풍부하고 자운대, 간호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관계 기관이 집중된 장점을 잘 살렸다. 전쟁이 빈번한 시대의 유망 분야다.
장기간 오락가락하던 트램도 착공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기본계획 승인 28년 만이다. 게다가 수소 트램과 완전 무가선 상용화는 국내 처음이다. 2028년 12월 개통되면 전국적 명물로 떠오를 참이다.
2호선 트램은 대덕구 중리 사거리에서 법동을 거쳐 신탄진 연축까지의 3.9㎞ 지선 등 총 38.1㎞로 건설되는 순환선이다. 정거장 45개, 차량 기지 1개가 있다. 출퇴근 때 8분, 다른 시간엔 10분마다 운행된다.
트램은 5개 객차를 연결해 열차처럼 달린다. 모두 30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60㎞다.
도시철도 1호선(지하철)이 착공된 1996년 기본계획이 세워졌으나 건설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이 시장이 “2024년 상반기에 무조건 착공한다”고 발표한 뒤 실행해 오랜 숙원사업이 완전히 해결됐다. 이 시장은 2호선 개통과 동시에 3·4·5호선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바퀴 달린 트램’으로 궤도가 필요 없는 무궤도 굴절 차량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범 운행에 나서는 등 뛰어난 추진력이 돋보인다.
14년간 지지부진하던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사업을 지난해 12월 착공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이 시장은 2010년부터 4차례의 민간사업자 공모가 번번이 무산되자 주거복합 형태의 공영 개발로 전격 전환했다.
번듯한 축제 하나 없던 대전에서 ‘대전 0시 축제’를 성공시킨 것도 눈에 띈다. 한여름에 펼쳐지는 축제 참여자가 2023년 110만명에서 지난해 200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지역 최대 흥행 행사였다.
이 시장이 2009년 동구청장 시절 열었던 것을 14년 만에 부활시킨 축제는 그해 단 한 번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2024년 ‘K컬처 이벤트 100선’,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선정됐다. 더구나 수천억원의 지역경제 효과를 가져왔고 대전역~옛 충남도청 중앙로에서 개최하면서 원도심 활성화에도 크게 한몫했다. 또 유명 토종 빵집 ‘성심당’ 주변에서 열려 대전을 제대로 알리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특히 지난해 축제 때는 ‘1993 대전 엑스포’ 마스코트를 활용한 대전의 새 캐릭터 ‘꿈씨 패밀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에게 추억을 선사했을 뿐 아니라 ‘굿즈’로도 만들어져 지금도 많이 판매된다. 오는 5월에는 스포츠 구단과 손잡고 ‘꿈돌이 라면’을 출시하기로 하는 등 굿즈 공동 개발 및 판매로 발전하고 있다. 이 밖에 전국 최초로 한남대 유휴 부지에 첨단산업단지인 캠퍼스 혁신파크를 조성하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도 문을 열었다. 대전투자금융과 서예진흥원 설립, 시민교향악단 창단 등 전국 최초 기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성과 덕에 지난해 대전은 도시 브랜드 평판지수가 17개 시도 중 5개월 연속 1위, 주민생활만족 5개월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만년 최하위권이던 여름휴가 만족도도 전국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도시가 젊어지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전의 장래가 밝다는 사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통계청 조사에서 대전의 청년 인구(19~39세) 비율은 27.7%로 특·광역시 중 서울 30.4%에 이어 2위다. 수도권인 인천 26.5%, 젊은 공무원이 많은 세종 25.6%보다 많다. 활발한 기업 유치 덕이다.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자 혼인·출산율이 지난해 1~8월 각각 전국 1, 2위를 기록해 도시 성장에 대한 기대가 급증했다.
이 시장은 “2030년까지 경제 등 도시 경쟁력을 키워 수도권의 판교 라인, 기흥 라인에 대적하는 ‘대전 라인’을 만들어 내겠다”면서 “이에 앞서 올 한 해를 민선 8기 완성의 해로 삼고 취임 이후 착수한 사업과 정책이 끝까지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2025-01-1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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